재한 동포연합총회 김숙자 회장
(흑룡강신문=서울) 라춘봉특파원 = "국내 중국동포들의 구심적 역할을 하며 한국 사회융합에 앞장서온 개척자이자 선구자로서 동포들에게 큰 힘과 도움을 주며 우리 사회로의 진정한 융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또 많은 봉사활동을 통해 한민족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며 지역사회에서 큰 귀감이 됐다”
얼마 전 한국잡지연합회 ‘월간코리아’가 주최한 제5회 '세계속의 한국인- 자랑스러운 단체협회 부분 대상'을 받은 재한 동포연합총회 김숙자 회장(56세, 연길)에 대한 시상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현재 경기도 안산,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남구로에 5개의 음식점을 운영하며 훌륭한 사업가로도 자리매김한 김숙자회장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1994년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개혁개방의 물결을 체험하고 주도하겠다”며 과감히 공직을 버린 김 회장은 북경, 연길에서 통역, 약품장사를 하며 유족한 생활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보여준 명석한 시세 판단력과 확고한 추진력은 김 회장이 1998년도 재외동포 2세로 입국한 후 음식점을 잇따라 열어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은 요인이 되었다.
냉철과 배짱을 자랑하는 모습과 달리 이면에 잔정이 많았던 김 회장은 ‘재한 동포연합총회’라는 단체를 4년째 이끌면서 동포사회를 위해 자신의 정력과 재산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재한 동포를 향한 정과 의리 돋보여
“음식점을 운영하는 나에게 부를 안겨준 것은 동포들이다.”
동포들에 대한 고마움을 늘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었던 김 회장은 주변의 어려운 동포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서슴없이 보냈다. 혼자 살며 막일을 하는 동포나 독거노인들에게 김치와 반찬을 나누어 주기도 하고 일자리를 무료로 알선해주기도 하면서 동포들을 돕는 일에는 두 팔을 걷고 나섰다.
2009년 김 회장은 재한 동포 노인들을 위한 경로당(현재 회원 270명)을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세웠다. 활동장소가 없어 거리에서 전전하다가 교통사고까지 당한 동포노인들을 지켜본 김 회장은 작심하고 노인들을 위해 안식과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경로당 건설자금으로 1,800(한화)만원을 투입했고 매년 평균 1,200만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했다. 주변에서 힘들게 경로당을 운영하는 김 회장에게 한국경로당과의 통합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그는 “한국경로당에 다녔던 조선족노인들이 문화적인 차이로 결국 다시 거리에 내몰렸다”면서 경로당 운영의지를 밝혔다.
또한 김 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C3 비자를 소지하고 입국한 무연고 동포들 중에서 사정이 어려운 동포들을 위해 음식점을 무료 숙식처로 제공했다. 많을 때는 하루 17명의 동포를 수용하기도 했는데 새벽까지 영업을 해야 하는 음식점 특성상 여러 모로 불편이 많았다. 하여 지난해 10월 김 회장은 의지할 곳이 없는 동포들을 위해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2층 건물로 된 ‘재한 동포 나눔의 쉼터’를 마련해 줬다. 쉼터 가동자금 4,000만원에 매월 드는 200만원의 비용을 모두 개인이 출자했다. 물론 동포들의 숙식은 전부 무료였다.
이밖에 재한 조선족 유학생 축구단 후원(매년 340만원)을 비롯해 재한 동포연합총회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전부 음식점 수익금으로 충당했다. 그러다 보니 돈벌이는커녕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1,200만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동포들이 매상을 올려줬으니 동포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내가 죽은 후 묘지에 꽃다발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며 너희들이 나를 이해할 것이다.”
김 회장은 편한 삶을 포기하고 어려운 길을 선택한 자신을 걱정하는 자녀들을 이렇게 다독였다.
단체활동 조직해 한국사회 융합에 기여
“재한 동포들은 인권침해, 임금체불, 산재피해를 비롯한 불이익을 당하고도 묵묵히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 동포들이 권익을 보호받고 위상을 높이려면 반드시 뭉쳐야 한다.”
2008년 중국동포상인연합회, 귀국동포연합회, 동양친목회를 통합하여 재한 동포연합총회(아래 총회로 칭함)를 출범시킨 이유다.
다년간 총회는 동포들의 고충상담, 체류업무대리, 손해배상 상담 등 동포들의 한국정착과 생활편의를 도모하면서 발전을 거듭했다. 지난 6월 30일 새로 출범한 충주 지회를 비롯해 현재 서울과 대전 등 여러 곳에 총 10개의 지회를 운영하고 회원도 1,400여명으로 발전했다.
이와 함께 ‘3.8’ 국제여성의 날 행사, 추석맞이 노래자랑, 송년모임 등 동포들이 우의를 다지는 연례행사를 비롯해 총회는 재한 동포들의 구심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한국사회에는 아직도 조선족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동포들은 실제행동으로 한국인들의 존중과 관심을 이끌어내야 한다.”
김 회장은 협회활동을 통해 재한 동포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동포들이 한국사회 일원으로서 자질을 갖추고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신경을 썼다.
총회는 달마다 서울대와 한양대 교수들을 초빙하여 동포들을 대상으로 법률, 사회공덕, 교통안전 등 한국사회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교육을 하고 매주마다 구로복지회관을 찾아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외 총회 산하의 산악회, 예술단, 축구단, 배구단이 활발한 활동으로 재한 동포들의 한국사회 융합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법치사회 재한 동포법 출범 시급
“중국 동포들이 외국인이나 재외동포가 받는 각종 혜택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 것은 물론 정부나 부서에 따라 표류하는 동포정책으로 하여 근간을 잃은 나무 잎처럼 여기저기 부대끼며 상처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법적 근거가 없이 우왕좌왕하는 현 동포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한국은 법치국가가 아닌가. 정부차원의 재한 동포법 출범만이 재한 동포들을 둘러싼 허다한 문제를 해소하고 동포들이 한국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대우를 받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재한 동포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미래지향적인 세밀한 동포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
김회장의 주선으로 지난해 16개 재한 동포단체의 회장단 회의가 7차례나 열렸다.
그는 “재한 동포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서는 동포사회가 반드시 단합하여 힘을 뭉쳐야 한다”며 재한 동포연맹의 결성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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